문제의 발단은 \'열\'이었습니다. 마이크로닉스 TH-601B 케이스라는 비교적 작은 케이스에다 xp2400+ 듀얼 시스템을 집어넣었더니 온도가 아이들 시에도 65-70도에 이르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군요. (메인보드 온도계 수치임, 히트싱크 옆쪽 하단부을 측정한 온도는 55도)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케이스 옆판을 뚫기로 하고, 그 전에 앞서서 몇가지 작업을 수행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참고로 TH-601B 케이스는 위에서부터 5.25 베이 3개, 히든 3.5 베이 4개가 있습니다. 이 중 히든 3.5 베이에 HDD 3개가 집중되어 있어서 발생하는 발열이나 공기순환 문제 등을 고려하여 raid0로 쓰고 있는 HDD 2개를 하드랙을 써서 5.25 베이로 옮기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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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F-5(온도계) | | CDRW |
| CDRW | | 하드랙(IBM HDD) |
| (빈슬롯) | | 하드랙(IBM HD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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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DD | | FDD |
| IBM HDD | | (빈슬롯) |
| IBM HDD | | (빈슬롯) |
| Segate HDD | | Segate HD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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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업도 병행했습니다만, 하고 있는 얘기와는 관련이 없어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의외로 간단한 작업같기도 하지만, 베이를 거의 다 풀었다 새로 장착해야 하고(위치 그대로 두는건 FDD와 Seagate HDD 밖에 없으니) CPU 쿨러도 히트싱크까지 탈착해야하기 때문에, 거의 PC 하나 새로 조립하는 것에 육박한다고 느낄 정도의 작업량이 됩니다. 뭐 그건 충분히 시간의 여유를 두고 작업했으므로 별 문제는 아니었고, 변경 후의 결과도 마음에 드는데(비록 혹시나 했던 온도하락 등은 별로 없었지만), 문제는 엉뚱한데서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다음 부분이 없다면 고난기가 아니겠죠. 후후)
결정적인 문제는 \'하드랙 장착시 HDD 하나를 거의 떨어뜨리다시피 장착\'해버렸다는 겁니다. HDD를 손에 쥐고 위에서 하드랙에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공간이 HDD에 거의 딱 맞춰져 있어서 쥐고 있는 손가락을 위한 빈틈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결국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거의 \'탁\'하는 소리를 내면서 하드랙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이것 때문인지(왜 이것 때문인지는 다시 언급합니다) 작업 완료후 두번째 부팅해서 사용중에 갑지가 시스템 먹통... 재부팅하니까 raid0가 풀려 있었습니다. 하나가 그냥 offline 상태... raid 셋업화면에서 이것저것 해보고 마지막으로 raid0 삭제했다가 새로 묶어봤는데 그래도 안됨... 아 눈물 나더군요. os 및 프로그램들이 다 깔려 있었던 raid0 였는데... 엉뚱하게 데이터 다 날리고 os부터 새로 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겨우 공황 상태에서 회복되어서 Windows2000 CD를 꺼내어 깔기 시작했는데, no service-pack 상태의 Windows2000이다보니 랜선을 연결하는 즉시(거의 3초내) 웜에 걸리더군요. 카운트다운 웜도 그렇고, 갑자기 CPU 100% 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웜... 대처법을 기억하고 있었으면 다행일텐데, os 다시 깔게 된게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상황이었기에 해결책을 찾아볼 여유도 없었고, 결국 다시 좌절 상황으로 빠졌습니다. 혹시나해서 Windows2000 Server를 깔아봤는데 이것도 역시나... 다시 Windows2000 깔고 제어판에서 서비스 이것저것 중지시켜봤지만 이것도 역시나... 결국 그날 os 설치하는건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래 이건 그냥 WindowsXP 쓰라는 계시다\'라고 위안을 삼으면서 다음날 어찌어찌 주변에서 영문판 WidnwosXP를 구했습니다. 근데 시디키를 적어온다는걸 빠뜨림... 하하... 연락을 해보니 그 친구는 어디 놀러가 있는 상태... 결국에 어떻게 했냐하면, 다행히도 개인방화벽 프로그램을 하나 CD로 구워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Widnows2000 깔고 방화벽 깔고 네트웍 연결후,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입수... 그 이후 다시 WindowsXP를 깔았습니다. (괜찮은 무료 방화벽 하나만 있어도 상당히 좋다는 생각을 이때 가지게 되었습니다. 3초를 못버티던 no service-pack Windows2000가지고 이것저것 다 해볼때까지도 어떠한 이상 징후가 없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자질구레한 실수도 있고해서 그 전날과 그 날 합쳐서 os 설치한 횟수가 10번은 넘었던 것 같습니다.
아, 레이드 풀린 이유에 대해서 다시 언급해야겠군요. os 깔면서 포맷을 하니까 앞부분 쪽에 배드가 하나 생겼네요. 아마 충격에 의해서 배드가 발생했고, 그 영향으로 어찌어찌 해서 레이드가 풀려버렸던 것 같습니다. as 받자니 HDD 하나만 그렇게 된 것도 애매하고, as 의뢰하는 동안 컴퓨터를 아예 못쓰니 그것도 답답하고... 그래서, 또 다행히도 배드섹터가 raid0 묶었을때 기준으로 앞쪽 384M 이내 영역에 생겨서, 그냥 파티션으로 격리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P2P 돌리가다 배드 하나 발생한 Seagate HDD가 의외로 지금까지 별 추가 이상 없이 동작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위안을 삼았습니다.
어쨌든 작업 후 결과는 마음에 듭니다. 기존에는 raid 엑세스시 led가 점등되는게 없어서 상당히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드랙 led가 점등이 되니까요. 그리고 부수적으로 블랙 케이스에 흰색 CDRW 하나가 달려있어서 상당히 어색했는데, 이번에 하드랙까지도 흰색으로 맞추면서 5.25 베이가 모두 흰색이 되어 버리니 그래도 보기가 꽤 괜찮네요. 이 케이스에는 상하 슬라이딩 식의 덮개가 있는데 예전에는 덮개를 위로 닫고 썼지만 이제는 그냥 아래로 내려놓고 씁니다. 이제 옆판만 뚫으면 당분간 컴퓨터에 뭔가 일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조용히 지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처음 하드랙 사용하시는 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저처럼 됩니다. 하하...
마지막으로 라운드 케이블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 소개하고 엉뚱한 고난기를 마치겠습니다. 제가 본사에 가서 구매를 했습니다. 판매하는 아저씨가 \'이거 도매가로 드리는 겁니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구입했습니다. 어차피 싸게 사려고 본사 간건 아니고, 마침 본사가 용산에 있어서 용산에 이것저것 사러 갈 일도 해서 겸사겸사 들린 것이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80cm 1단 4개가 아닌 5개가 들어있더군요. 전 처음엔 순진하게 혹시 용산나가게 되면 뒤늦게라도 돌려줘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일후 다른 것 구매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을 뒤지고 있다 보니 같은 제품을 개당 천원 싸게 팔더군요. \'도매가\'라구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이 순전히 착각한 것 같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왜냐하면 자신이 팔고있는 60cm 제품이 1단인지 2단인지도 잘 몰랐거든요.) 어쨌든 그거보고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접었습니다. 사실 저한테도 딱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직 비닐도 안뜯고 있습니다만, 차라리 다른 사람한테 줘버리던지 해야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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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글 일수록 신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