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8일, 양양 미천골
일단 날씨가 더우니 계곡 사진 하나부터...
사실 저 이전만해도 미천골은 야영지로는 정말 인기가 바닥을 쳤습니다. 저 때는 캠핑이 지금처럼 바글바글하던 때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아직 개통 전(정확히는 이 사진의 날짜 한 달 전에 겨우 개통했습니다.)이라서 수도권에서는 상당히 돌아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 때는 전기도 안 들어 왔던 시기입니다. 그나마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에는 인기가 조금씩 오르기는 했으며, 코로나가 터지면서 여기도 명당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기도 들어옵니다. 칼같이 600W 제한을 걸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미천골은 제가 캠핑을 다니기 시작한 초기부터 애용(?)했던 곳인데, 숯이나 장작을 아예 못 쓰는 제한이 있지만 대신 나름 조용한 편이면서도 시원하고, 산에서 부는 바람이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서 심각하게 강해지지도 않아서 있기가 꽤 편합니다. 당시는 장비도 제대로 없어서 저 사진처럼 그라운드시트도 없이 그냥 맨 텐트(그나마 데크라 다행입니다.)에 그냥 싸구려 매트만 갖고 다니는 수준이었습니다만. 뭐 지금도 솔로로 다니면 저 텐트는 그대로 갖고 다니지만 대신 타프 대용으로 쓰는 셸터가 따라 붙고 가전제품도 더 붙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런 곳에서 먹는 밥은 맛있어야 하겠죠. 원래 바깥에서 먹는 밥은 3배 맛있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사실 저 밥은 정말 NG였습니다. 집에서 출발할 때 집 근처 꼴데마트(?)에서 PB로 나온 김치찌개라면과 만두를 사들고 김치만두라면을 해먹을 생각이었고, 실제로 저렇게 조리를 했는데... 정말 라면 자체가 이렇게 맛이 없을줄은 몰랐습니다. 정확히는 김치가 매우 맛이 없어서 라면 맛을 버렸습니다. 건조가 아닌 생물이니 맛있을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깨달았죠.
그래서 정말 저렇게 끓여 먹으면서 욕하면서 먹었습니다. 면식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면에 대해 웬만큼 맛이 없지 않는 이상에는 그런대로 잘 먹음에도 저것은 정말 먹기가 싫어지는 맛이었습니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먹고, 입가심으로 남은 만두를 저렇게 쪄 먹었습니다.
추신: 내일 다시 미천골 들어간다고 이 글 올리는 거 아닙니다.^^
다만 팝업텐트의 구조적인 문제로 높이가 낮아서 정말 안에서는 잠만 자야 합니다. 옷 갈아입기가 좀 힘듭니다. 그래도 솔로 캠핑에서는 정말 편한데, 그냥 꺼내서 던져놓고 팩으로 고정면 끝, 접을 때는 팩 빼고 들고 두 번 꺾으면 접히니 끝납니다. 제 솔로 캠핑에서의 기본 컨셉은 '멋 따위는 개나 주고, 최소한의 설치 및 철수 시간을 최우선 과제로'입니다.
저도 캠핑은 텐트는 기본만 한다 입니다. 그돈이면 고기와 맥주로... ㅎㅎ
사실 저거 말고도 오토텐트(우산 구조와 비슷)도 있고 이게 공간 효율성은 더 좋기는 합니다. 치고 접는 게 좀 더 걸리지만 효율성이 확실히 나아지죠. 하지만 전실이 있는 타입으로 가면 뭘 쓰건 솔로로 하려면 상당히 피곤해지는건 사실입니다.
제가 가는 요즘 왠만한 산은 불을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라이터도 못들고 들어가게 해서...
당시에 연초를 피울때인데, 정말 꽁꽁 숨겨서 들어갔던 기억이....
추신: 그냥 백패킹으로 오는 등산객은 당연히 검사를 하겠지만, 저기 오는 사람들은 이미 차량 등록까지 미리 해놓고 오는 사람들이라 다른 데서 엄한 짓은 안 할거라 생각해서 그냥 매표소에서 신원 및 주의사항 확인만 하고 그냥 바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