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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지면 당연히 캠핑 시즌이 오죠. 날씨가 좋아질걸 고려하여 열심히 야외에서 먹고 잘(?)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이번에 적는 횡성 서울캠핑장(풀네임은 강원도 횡성 별빛마을 서울캠핑장인데 다 쓰기는 귀찮습니다.^^)도 4월 초에 이미 예약을 잡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6월 초에는 이전에 적은 추암 캠핑장을 또 한번 갈 예정입니다.^^

하여간... 이름 그대로 이 캠핑장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서울시에서는 난지캠핑장이나 양재 시민의숲 바비큐장이나 중랑숲같은 캠핑장을 운영하긴 하는데 '서울캠핑장'으로 이름이 붙은 곳들은 좀 다릅니다. 이런건 서울에 있는게 아니라 지방에 있습니다. 정확히는 서울시에서 각 지방의 폐교를 인수하여 캠핑장으로 개조한 것입니다. 이게 전국에 8곳이 있는데, 한 곳은 심지어 민통선 안에 있습니다. 그 덕분에 여기는 나가는 것도 제한이 있습니다.

이 서울캠핑장들의 특징은 '텐트 들고오지 마!'에 있습니다. 즉 텐트와 기본 매트, 나무 테이블은 아예 고정으로 운영을 합니다. 알아서 이불과 먹거리만 들고오라... 이건데(타프나 추가 화로대, 릴랙스 체어등은 알아서 챙겨야 합니다.) 별 장비를 갖추지 못한 사람도 일단 캠핑이라는 것의 맛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덤으로 텐트를 치고 해체하는 귀찮음도 사라집니다. 요금도 1박 기준 25,700원(전기요금 포함)이니 그리 부담스러운건 아닙니다. 덤으로 운동장이 넓어서 애들하고 배드민턴이나 공던지기 등 운동을 할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다만 단점은 이게 폐교를 활용하여 대부분 운동장에 텐트를 쳐놓은 구조라서 숲이나 바닷가, 물가에서 캠핑을 한다는 느낌은 영 떨어지는 것이 흠이긴 합니다.



일단 횡성 서울캠핑장의 위치는 이러합니다.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면 사무소에서 길을 팍 틀어 강림쪽으로 14km를 가면 되는데, 강림면 사무소가 중간인 7km 정도 지점에 나옵니다. 강림면에도 하나로마트는 있으나 규모가 조금 작아서 (그게 그거일지언정) 안흥면에 있는 하나로마트 이용을 조금 더 권하여 드립니다.


폐교를 재활용한거라 대충 모양새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학교 건물 본체는 일부만 개방하여 놀이공간(바둑, 블럭쌓기 등)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는 오래전에 폐교한데라 사실 건물 외부에 대한 보수는 그리 이뤄지지 않아 그야말로 폐교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운동 시설도 있긴 있는데 아무래도 보수 상태는 조금 거시기하여 녹슨 사운드는 제대로 납니다. 그렇다고 안 돌아가거나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각 사이트에는 이런 식으로 아예 텐트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대충 4인용 수준이라서 2~3명 정도가 가기에 적합합니다. 물론 더 큰 사이즈도 있기는 있는데 일명 '다자녀 우선'이라서 예약자가 일행이 적으면 아예 선택조차 못 합니다. 

예약은 서울시의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http://yeyak.seoul.go.kr)에서 하면 되는데, 회원가입은 해야 합니다. 물론 서울시민이 아니라도 회원 가입은 가능합니다. 여기에서 예약/결제를 하면 되고 오후 1시부터 체크인, 오전 11시까지 체크아웃을 합니다. 다만 일반 캠핑장과 다른 부분은 이게 예약을 했다고 끝이 아닌게 '먼저 온 사람이 좋은 사람 잡기'라서 늦게 오면 자리를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 잡을 수 있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정말 좋은 자리를 잡고자 하시면 1시에 딱 맞춰 체크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관리사무소(학교 건물 옆 창고에 있습니다.)에 가서 신분증을 내고 예약 확인을 하면 그때부터 자리 고르기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자리를 고르면 필요하면 텐트 매트를 빌릴 수 있습니다.


늦게 도착하면 이렇게 정말 외진 자리(학교 뒷편이며 여기에 딱 3자리가 있습니다.)에 사람 없는 곳에서 캠핑을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를 잡을까도 했는데(정말 사람이 없다는 이유), 여기의 장점은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는 것과 그나마 무언가 나무 옆이라는 것이지만 바로 옆이 농산물 창고라 정말 캠핑을 한다는 운치가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가면 여기를 잡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숯불을 쓸 수 있는 화로는 있는데 이 전날 비가 와서 화로에 물이 들어차는 바람에 저희는 이럴줄 알고 가져간 화롯대를 따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장작을 때기는 좀 거시기하고 대신 숯불로 고기는 구울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그릴은 따로 들고가셔야 합니다.

전기는 사이트당 바로 옆에 해놓아 선 짧아 고생할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력 사용량 총량은 600W로 제한되며, 2구가 제공되어 크게 불편할 일은 없습니다. 

개수대 반대쪽에는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냉동식품을 데우기엔 그야말로 낙원인 수준이며, 식품 보관도 그런대로 됩니다. 물도 깨끗하고 시원합니다. 하지만 음료, 주류는 넣지 말라고 되어 있으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일단 왔으면 먹어야죠. 짐을 풀자마자 바로 점심먹을 준비를 하고 닭불고기(?)를 구웠습니다. 이럴 때 노브랜드는 위대합니다. 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500g 정도의 나름대로 먹을만한 고기가 나오는데, 두 명이 밥반찬으로 먹기에는 충분하고 남습니다. 라면까지 하나 먹으니(오뚜기 김치찌개 라면인데 좀 미묘합니다.) 저녁밥이 들어갈까 고민되는 수준.


주변도 산책하고 텐트에 들어가서 뒹굴뒹굴도 하고 노트북으로 두한도전(?)도 보면서(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무선 인터넷이 됩니다.) 보다보니 해가 졌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죠. 저녁은 사진에는 없지만 국물로 오뎅탕을 끓이고 역시 노브랜드표 시즈닝 돼지목살을 구웠습니다. 800g에 몇 천원 하지 않는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다만 먹어보니 후추나 소금간이 제 입장에서는 좀 약하더군요. 소금과 후추를 좀 더 쳐야 맛이 제대로 나옵니다. 

여기는 다른 캠핑장과 달리 10시부터 '별봐야 한다'는 이유로 소등 및 정숙을 요구합니다. 다른 캠핑장보다 1시간 빠르니 이 부분은 참고하여 주시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횡성에서 왔소~ 에서 하루가 갔습니다. 서울에서 적당히 정체 없이 출발하면 2시간 남짓(국도를 타야 하니 조금 더 걸립니다.)이면 올 수 있어 부담이 큰 편은 아니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괴기 구워먹고 오기에는 적절한 수준입니다.


■ 장점
- 텐트와 매트는 기본 제공. 캠핑의 맛을 보려고 하지만 장비는 사기 아까운 입문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분께 저렴하게 캠핑의 맛을 보여줌
- 가격면에서 그렇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접근성도 나쁘지 않음
- 넓은 공터가 있어 아이들과 간단한 운동을 할만합니다.
-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시설 제공

■ 단점
- 폐교 교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보니 다른 캠핑장과 같은 운치는 좀 떨어집니다.
- 선착순 배정이라서 예약을 먼저 했다 해도 일찍가지 않으면 원하는 자리가 안 나옵니다.
- 주차공간이 부족합니다. 주차를 아예 못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늦게 가면 이 부분에서도 좀 머리를 써야 합니다.

- by Adolf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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