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개인감정이 개입된 것이 아니었기에 본인 역시 아무런 거리낌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나름 진솔한 대화들이었고... 사장님과의 개인적인 대화에서는 적지 않은 입장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에버탑은 그래픽카드 전문 유통사입니다.
다른 회사들과 다를것 없이 유통사입니다.
베타뉴스의 기사를 보면... 특히 '누구나 생각할 수 없는 자체 설계 DMB 그래픽카드'라는 문구 등은...
마치 에버탑에서 DMB 그래픽 카드를 제조했다는 얘기 같지만
에버탑에서 제조한 것은 도터방식으로 장착된 DMB 기판에 불과하다는 것이 에버탑측의 설명입니다.
설계 능력을 갖춘 제조사로 도약하는 단계를 의미한 것이라고 합니다.
본인의 글에서 제조사라는 표현을 확대적용한 부분은 인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라는 이미지로 단순 유통만 하는 타사와의 차별성을 얻고자한 베타뉴스와 에버탑의 도의적 책임도 있는게 아니냐고 했습니다.
마케팅이란게 그런거 아니겠느냐...는게 에버탑측의 생각이었습니다.
정말 긴 이야기를 나눴는데 기억나는 부분, 공개해도 되는 부분만 적겠습니다.
(딱히 공개 못할 분분이 있는건 아니고 업계 사정 얘기를 하면서 특정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거론과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방문 하루 전에 통화했던 내용도 일부 포함시키겠습니다.
1. 고의성 부분
솔리드 캐패시터를 사용했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가지 버전의 답이 있습니다.
버전 1
에버탑 - 리뷰나 신제품 출시에 대한 공지는 백지 상태에서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에서 사진과 설명을 바꾸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딸려온 것이다.
나 - 그럼 리뷰들도 형식적인 것이지 제대로 된 리뷰는 아닌 셈이다. 단순한 편집 실수였다면 제품 설명이 잘못되었으니 수정바랍니다...정도로 얘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쿠페, 소텍 등 해당 제품을 홍보하는 수식어로서 솔리드 캐패시터가 사용되었다. 또한 다나와 '세월의 돌'님은 캐패시터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그저 일반 그래픽 카드와 쿠페 시리즈의 차이가 뭐냐고 질문했다. 그런데 오히려 에버탑쪽에서 솔리드 캐패시터 사용했다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꺼냈다.
버전 2
에버탑 - 우리도 솔리드 캐패시터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그쪽(중국을 말하는 듯)으로부터 그렇게 들었다고 한다.
나 - 에버탑에서 대답한 것은 '모르겠습니다'도 아니었고 '그렇게 알고 있다'도 아니었고 '정확히 확인해보겠다'도 아니었다. 솔리드 캐패시터가 맞다는 것이었다.
에버탑 - 답변한 직원도 솔리드 캐패시터로 알고 있었다.
나 - 혹시나 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술진이 맞는지 확인했던 것이다. 기술진이라고 했고 솔리드 캐패시터 맞다고 했다.
에버탑 - 보고받지 못했고 에바탑 내에서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에버탑 - 에버탑은 돈만 아는 회사가 아니고 이번 일은 결코 알고 한 일이 아니다.
나 - 나에겐 독심술이 없다.
2. 대응책
나 - 나중에라도 솔리드 캐패시터가 아님을 분명 인지했다. 그러나 사과나 해명없이 제품 정보만을 수정했다. 이러한 모습이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에버탑 - 제조사에 문의하는 등 확인과 대책 마련의 절차 중에 있었다. 이의가 제기된 부분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수정한 것이다.
나 - 잘못된 정보를 그냥 올려둘 수는 없음은 이해한다. 그렇다면 사과문이나 이의가 제기되어 수정 작업 중에 있다는 공지를 올리면 되지 않는가... 하다못해 확인중이니 기다려달라고만 했어도 나는 그냥 기다렸을 사람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직원분과 사장님의 대답 두가지 버전입니다.)
버전 1
에버탑 - 그러한 입장 표명에는 작은 것에도 왜곡과 억측이 따르기에 오해를 사지 않으려 공지 등을 올리지 않았다.
나 - 판단 미스다.
버전 2
에버탑 - 개인적인 질문이나 이의 제기는 직접 답변을 통해 설명해 줄 수 있지만 제품 정보의 변경부분에 있어서는 설명의 대상이 불명확했다.
나 - 판매할때도 불특정 다수에게 했던 것처럼 대외적인 공지가 있었어야 했다.
3. 글의 동기와 결과
에버탑 - 정말 순수한 의도에서 글을 올렸는지... 정말 순수한 의도였다면 그 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 안하나.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생각과 중소기업의 현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것 같다. 현재 에버탑 존재여부에 대한 회의까지 들 정도다. 직원들 사기도 완전히 떨어져 있다. 물론 극복해내고 더 나은 에버탑이 되겠지만...
나 - 어떤 의도면 순수하지 않은 의도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다. 에버탑 앞길을 막아서 나에게 좋을건 없다. 에버탑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글 역시 사실을 밝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설사 에버탑에 불만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꼬투리 잡아서 쓴 글이라 해도 없는 사실을 지어낸게 아닌 이상 할말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유저들은 맘에 안들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악플을 단다. 내 경우 재차 확인을 했다. 주장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셈이다. 그런데 같은 대답을 했고 그럼에도 내가 알고 있는 상식들을 동원해 또 한차례 의문을
제기했다. 처음 이의 제기후 20일 정도가 흘렀고 마지막 의견을 남긴후 보름이 넘게 지났다. 시간이 충분했다고 본다. 마케팅부서와 기술진의 업무 차이까지 고려해서 질문을 했다. 이런걸 생각해주는 유저가 흔한가. 과연 배려와 기다림이 부족했는지 제3자의 생각을 듣고 싶다.
에버탑 - 또 여러 루트와 채널이 존재하는데... 에버탑측에 직접 알릴 수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알려왔어도 에버탑에서 수용했을 텐데 굳이 넷상에서 폭로하는 식의 형태를 취했어야 하는가. 문제를 파악하고 사실확인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 - 루트의 다양성과 인터넷의 파급효과를 알고 있다. 두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번째 상당수 업체에서 1:1 문제제기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립서비스와 입단속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고있다. 전화나 오프라인으로의 접근을 안좋게 소문나는 것을 막고 책임을 피해가는 용도로 악용하는 면이 있다. 모든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류의 글은 똑같은 방식으로 공개할 것이다. 사전에 업체와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두번째 공론화의 의미였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할 내용이다.
요즘은 유저들이 다들 전문가 수준이라 글 올리면 다 알아서 이해한다.
또한 다른 루트라 함은 앞서 이의제기를 했던 다나와 댓글 등도 포함이 된다. 그러나 달라지는게 없었지 않은가.
에버탑 - 후폭풍이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이다. 현재 캐패시터건에 대한 비난뿐 아니라 에버탑 자체가 사기업체라는 식의 여론에 에버탑 제품 전체가 안좋은 취급을 받고 있다.
나 - 그 부분을 먼저 우려했던건 바로 나다. 논란이 우려되니 확실한 답변을 달라고 하지 않았었나. 톱질까지 하지 않아도 되길 바랬다. 업체에서 먼저 인정했다면 개인이 밝혀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기다려달라고만 했어도 톱질사태까지 가지는 않았다. 가만 놔두면 터진다고 알렸는데 그냥 방치했다면 터져도 상관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가 봤을 때 에베탑 제품들은 저렴하면서 스펙도 좋다. 문제가 된 캐패시터도 완전히 후진 캐패시터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중요한 것은 에버탑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에버탑은 사서 욕먹는 것이다.
에버탑 - 모든 네티즌들이 파코즈에서처럼 수준있고 이성적인 의견을 내놓는게 아니다. 무작정 까고 보는 네티즌이 대부분이다.
나 - 에버탑에서 미련한 대처를 했다. 현재 다른 정보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해당 글을 보고 분개한 네티즌들이 에버탑 홈페이지로 쳐들어오는 식의 분위기이다. 이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다. 해당 글을 가장 먼저 올린 곳은 에버탑 홈페이지다. 일단... 언젠가 캐패시터 문제를 지적했던 누군가가 이런 글을 작성했다...라는걸 알리는 차원이기도 했고, 에버탑의 변명이라도 듣고 싶었다. 그러나 글은 수차례 삭제 당했다. 내 글에 근거없는 비방이나 음해 등 삭제될 조건은 없다고 본다. 욕설이나 도배도 하지 않었다. 나중엔 왜 일방적으로 글을
삭제하는지...
내 글에 문제가 있다면 정당한 반론을 해달라...는 글을 올렸으나 그 글마저 삭제 당했다.
에버탑 - 뒤늦게 보고받았다. 직원이 삭제했다.
4. 사과문
에버탑 - 직원들이 퇴근도 제때 못하고 퇴근후 잠도 제대로 못잤다. 회의와 여러차례의 수정을 거쳐 사과문을 작성했다. 사건의 경위, 글 수정에 대한 부분 등등 넣자 빼자 의견들이 많았다. 그러나 의도와 상관없이 안좋은 쪽으로만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에 사족을 떼고 작성했다.
나 - 나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는거라면 충분하게 설명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5. 캐패시터가 절단된 그래픽 카드의 처리
그래픽 카드는 새것으로 교환을 해줬습니다.
본인은 동일 제품으로의 1:1 교환 외에 그 이상 댓가가 있어야 맞다고 했습니다.
나 - 소비자를 대신한 부분도 있지만 에버탑 제품을 구입한 개인 사용자로서의 부분도 있다. 만약 본인의 주장이 틀렸다면 캐패시터가 뽑혀나간 그래픽 카드는 어디까지나 본인 스스로가 알아서 처리했을 것이며 에버탑측에 정중한 사과를 했을 것이다. 업체와 소비자간의 진실게임에서 업체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으니 그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하며 그간의 과정에서 개인적인 손실이 컸다. 물질적, 정신적, 시간적... 그리고 PC 한대를 몇일간 사용 못하게 된 부분 등...
에버탑 -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가...
막상 이렇게 물으니 딱히 뭘 원하는지 자신도 모르겠더군요.
혹시라도 이 사건을 빌미로 뭔가를 바라는것처럼 비쳐질까 우려도 됐기에 그냥 깔끔하게 같은 제품으로의 교환만 받기로 했습니다.
이미 심판 여부는 내 손을 떠났지만 사태를 무마시키기 위해 외압이나 뇌물같은게 주어지면 어떡하나 그럼 뿌리쳐야지... 등등의 생각까지 하며 갔는데 좀 허무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같은 제품으로 교환을 받았으나 대화도중 에버탑의 신제품 DMB VGA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본인이 포장박스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한번 써보라며 교환받은 제품을 다시 DMB VGA로 바꿔 줬습니다.
동일한 모델 동일한 스펙에 DMB 칩만 추가된 제품입니다.
그걸 내주는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없음을 재차 확인 후 받아왔습니다.
참고로 DMB 프로그램의 버그인지 칩 자체가 불안정한건지 오류가 심하더군요.
6. 후
너무도 큰 파장에 놀라고 있습니다.
에버탑의 데미지가 생각 이상으로 큰 모양입니다. 댓가를 호되게 치르는 만큼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이후 이런류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뭔가 문제가 불거졌을때 이번처럼 안일하게 대처하지도 않겠죠.
글의 조회수와 반응들을 봤을때 다른 업체들도 이번 일을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중에 전원부 솔리드 캐패시터를 썼다고 자랑하면서 전원부 외에는 저질 캐패시터를 쓴 저가형 제품들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찔리는 회사들이 많을 겁니다.
또 모 정보 사이트의 사장님께서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메일의 요지는... 이전까지 제품 정보를 실을때 업체에서 보내오는 자료를 그대로 활용했다. 이런 부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앞으로는 확인작업을 거칠 생각이고 기존 기사들도 검토중이다....라는 것입니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본인을 전자공학쪽의 전공자라 오해하시고 협조를 구해오셨는데 사실 본인은 체육을 전공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갖고 있는 지식이 부풀려 보여진점 죄송합니다.
본인으로서는 할만큼 했고 사실이 밝혀진만큼 목적도 이루어진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시간에 따라 알아서 진행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글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2탄, 3탄...을 내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글에서는 본인 특유의 까칠함과 신랄함을 억제하고 사실관계에 의존한 원론적인 얘기로 구성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니... 본색을 다 드러낸 상황을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또, 극히 소수이긴 하지만 '업체를 까는것'으로 규정하시는 분, 그리고 그 '까기'라는 것을 안좋게 보시는 분의 댓글을 보니...
많이 망설이게 됩니다.
이제는 후속편이 나온다면 업체뿐 아니라 본인에게 가해지는 비난도 적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후속편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합니다 여러분...
P.S. 1
녹취록이 아닌 후기입니다. 토씨 하나까지 정확할 수는 없습니다.
P.S. 2
글을 다 적고 나니 에버탑에 2차 공지가 떴네요
합리적인지 여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길...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9-06-09 16:09:56 review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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