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무슨 겨울용 취미생활이냐...라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가 눈이 펑펑 내리더 겨울이었습니다. ^^;

뭐 중간에 애들용 책상도 만들어주고 책상옆에 둘 PC스탠드 겸용 사이드테이블들도 만들고 그래서 #7이 아니라 #9입니다.

그냥 흔히 보는 평범하고도 간단하게 생겼습니다. 각도조절이나 침대로 변신하는 그런 깜찍하고도 놀라운 기능은 제 능력으론 무리인지라

공원에 널려있는 벤치 참고하여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사를 걱정해야 하는 신세인지라 4조각으로 분리되도록 만들었지요. 다리가 되는 부분인 양쪽 팔걸이와 앉는 부분 그리고

등받이는 각기 분리가 됩니다. 길이는 대충 1.8M입니다. 애들과 함께 4가족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크기죠.

맨 처음엔 앉는부분의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2x4와 1x4로 간단하게 만들었죠. 근데 등받이를 어떻게 만들것인가에 대한 구상은 간단하게 끝났는데

가장 중요한 팔걸이겸 다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는 한참동안 감도 못잡고 있었지요. 신나게 구글링을 해봤습니다만 다들 어마무시한

구조와 함께 전동공구라곤 드릴 2개뿐인 제 사정상 여러각도로 꺽이는 절단이라든가 그런건 엄두도 못내는 일이었습니다. 어떤분들은 Half Lap

Joint 라는 양쪽의 재료를 반반씩 깍아서 마치 한몸처럼 결합하는 방법도 사용하곤 하는 것 같은데 깍아내는 것 보단 붙여가는게 제 입장에선 더

정밀하게 작업이 가능하기에 보시다시피 다리부분은 1x4를 2개씩 붙여서 각도도 주면서 강도도 확보하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무게가

실리는 뒤쪽은 등받이의 각도와 다리의 각도가 모두 15도씩 꺽여 있어서 그냥 밋밋한 4각형 구조보다 안정적이고 3.5인치짜리 5/16 볼트 4개로

고정되어 있는데도 흔들림이 거의 없습니다.

결합용 볼트를 구하는데 그냥 일반적인 육각볼트는 날카로운 부분이 노출되어서 걱정을 좀 했는데 마침 옆에 둥근머리 볼트가 있더군요. 이것도

처음엔 인서트너트를 삽입하고 볼트쪽을 돌려서 체결하려고 했는데 그냥 관통을 시키고 뒤쪽에서 너트로 조이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둥근머리 볼트를 쓰니 한결 이쁘게 보이더군요.

앉는 부분은 뒤쪽으로 약 10도의 각도로 꺽여 있습니다. 팔걸이부분과 결합할 때 정확한 위치 선정을 위해서 아래쪽에는 나무조각을 잘라서

가이드를 미리 붙여놨고요. 또 그 나무조각에 무게가 실리는 걸 막기 위해서 가구소음방지용 스펀지를 붙인 후에 볼트로 체결했습니다.

이렇게하면 나중에 무게가 실렸을 때 맨 처음에 볼트에 실리고 그게 아래로 쳐지면 그 가이드 역할의 나무조각들이 버텨줄 것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뭐 뭐가 맞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제가 사용한 건 다들 부드러운 특성의 나무들이라 무게가 실리면 분명 압축이 될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아래쪽으로 쳐지는 건 맞을겁니다. 켜켜~~

팔걸이를 어떻게 만들까.... 때문에 또 많은 시간이 흘렀고 앞쪽에 Dowel로 고정하고 2x4를 약간 가공해서 뒤쪽 등받이 각도만큼 자르고 다시 안쪽으로

그 깊이만큼 잘라내서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벤치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봤습니다. Dowel가공할 때 그냥 핸드드릴로 뚫으면 보통은 삐뚤빼뚤이 되기

쉽사인데 저렇게 긴 목재를 위쪽에서 가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을 좀 했습니다. 덕분에 드릴프레스 없이도 아주 정밀하고 반듯하게 구멍을

낼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지요. 켜켜~~

아직 100% 완성은 아니지만 주말에 마무리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애들도 좋아하고 마누라도 좋아하고 저도 뿌듯하고..... 종일 만드는게 아니라 회사일 끝나고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가던 것이라 비록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지금까지 만들었던 것들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또 생각한대로 만들어져서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가구이기도 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