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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을 퍼온 곳에서 읽는 경우가 아닌, 원래 등록한 곳에서 바로 읽는 분들이라면 적어도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있거나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자동차는 교통 수단에 불과하기도 하지만 '거주성'이라는 단어를 쓰는, 일종의 움직이는 집이자 사무실의 역할도 합니다. 제 2의 집이기도 한 것이 차이기에 많은 남성분들(여성분들도 적게는 있습니다만)은 차에 크건 적건 관심을 갖기 마련입니다. 적게는 차의 유지를 위해 고급 소모품을 쓰고 자주 세차장에 드나드는 것, 조금 더 나아가면 실내나 실외를 자기 마음대로 꾸미는 것으로 발전합니다.

그러한 취미가 자동차의 성능과 관련한 것으로 발전한 것 가운데 하나가 게이지(Guage) 튜닝입니다. 자동차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운전자와 전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운전자가 진동이나 엔진음, 가감속시 하중이동을 차를 거쳐 몸으로 느끼는 것을 몸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게이지를 통해 수치나 아날로그적인 움직임으로 이해하는 것은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디 랭귀지보다는 말이나 글이 더 정확하고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듯이 여러 게이지가 있다면 차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게이지 튜닝은 '양아치스러운 튜닝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아무래도 튜닝된 차량이 더 많은 정보를 운전자가 알아야 조작을 제대로 할 수 있기에 그러한 편견이 틀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꼭 이런 차들만 게이지를 달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승용차도 게이지를 몇 개만 달아줘도 지금까지와 다른 자동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차에 더 애착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돈인데, 보통 게이지 튜닝은 게이지 하나에 싼 것만 해도 5~7만원은 기본에 전문적인 자동차 수리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장착을 맡겨야 하니 이것도 3~5만원씩 돈이 들어갑니다. 게이지 몇 개만 달아도 수십만원은 가볍게 쓰는 셈이니 부담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의 발전 + IT 관련 장비의 기술 발전 +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뭉쳐 그러한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방법이 나왔는데, 그것이 지금 살펴보고자 하는 Torque같은 OBD-II 스캐너 앱입니다.

2. OBD-II란 무엇인가?

Torque를 설치하여 자동차의 데이터를 받아 표시하려면 일단 차에 OBD-II라고 하는 단자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는 차량은 아예 이야기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가운데는 관련 전공자도 계실테니 이 내용이 우스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아는 내용을 간단히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이 세상에 엔진이라는 물건을 넣은 자동차라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탈 물건(그것이 휘발유건 경유건 부탄가스건 수소이건 상관 없이. 심지어 톨루엔까지.)을 액체에서 기체 상태로 기화시킨 뒤 연소제(공기)와 섞어 실린더 안에 집어 넣은 뒤 압력을 가해 온도를 높이건 불꽃을 튀겨주건 태워 급격히 폭발시켜 에너지를 얻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뭐 이런 문과생도 알만한 H2O 어뢰급 글을 왜 쓰느냐 하면, OBD-II라는 규격도 이 단계의 제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단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연료를 기화시키는 것도, 밸브를 여는 시기와 양을 정하는 것도, 불꽃을 튀기는 단계도 전부 기계적인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신뢰성은 그렇다 쳐도 일단 정밀 제어에 한계가 있어 효율성에 한계를 만나기 쉽습니다. 이걸 전자적인 제어로 좀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넣은 것이 엔진 제어 유닛, 즉 ECU입니다. 쌍팔년도(이것도 의미가 여러가지지만 가장 최신 의미로 해석하시면 됩니다.)에 소형차에 ECU가 들어갔다는 것이 대단한 자랑거리였던 시절이 있었으니 우리나라에서는 좀 역사가 짧을 수 있습니다. 하여간 이 ECU라는 물건은 나중에 자동변속기도 제어하게 되고 자동차의 구동 방식이나 휠 회전도 제어하며 브레이크도 관리해버리는 괴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기계야 고장난건 뜯어보면 알 수 있으니 그나마 알기 쉽지만 전자적인 부분이나 분해하기가 매우 거시기한 깊은 곳에 있는 물건의 상태를 아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자체적으로 진단하여 알려주는 기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원시적인 전자적인 진단 기능은 독일 폴크스바겐에서 만들었고, 각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조금씩 자체적인 방법을 찾아갔는데, 그것을 일단 규격화한 것은 GM의 ALDL이라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자동차 업체끼리 규격 통일따윈 밥말아먹은 시절이었기에 당분간 독자 규격들이 이어져 왔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OBD(지금의 OBD-I)으로 기본적인 규격 통일이 이뤄졌습니다. 물론 OBD-I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진단 중심의 기능이기에 그렇게 많은 정보를 보여주지는 않아 지금처럼 자동차 마니아 또는 조금 많은 것을 아는 일반 자동차 오너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규격 자체는 어느 정도 통일이 되었지만 OBD-I 규격의 정보량 부족은 자동차 제조사들도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ECU에 들어가는 기능은 계속 늘어만 가는데 뻔한 규격으로 묶인 OBD-I으로는 바뀌는 시대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일단 OBD-I과 호환은 되지만 임의로 추가 신호를 더한 여러 독자 규격을 만들어 다시 규격 난립의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규격을 업데이트한 것이 지금의 OBD-II인데, OBD-II는 신호 규격을 확장한 것 이외에도 이전에는 자동차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커넥터 규격도 SAE J1962로 통일을 시켰습니다. OBD-II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한 정보를 전용 단말기(스캐너)로 보내줄 수 있어 자동차 정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규격화된 커넥터를 쓰면서 스캐너 하나로 여러 자동차를 정비할 수 있게 되는 효율성 향상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 OBD-II의 신호조차 부족하다고 다시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멋대로 신호를 추가하고 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물리 규격과 신호 정보는 호환을 시키고 있어 정보의 많고 적음만 차이가 있을 뿐 과거처럼 매우 혼란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일반인이나 세미프로급 자동차 오너들에게는 충분할 정도의 정보 제공을 약속해주는 OBD-II 규격은 자동차 유지 관리에 대해 오너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넓혔습니다.

또한 더욱 다양한 신호를 보내주게 된 OBD-II 규격은 자동차의 계기판/추가 게이지의 양상을 바꿔놓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차량에 기본적으로 달린 계기판의 정보만 운전자가 접할 수 있었고, 더 다양한 정보를 알려면 비싼 돈을 들여 전문 튜닝 업체에 의뢰하여 각 센서에서 신호를 따와 전용 게이지를 연결해야 했습니다. 게이지가 조금만 늘어도 보기 흉해지고 돈도 많이 들었는데, OBD-II에 스캐너 장치만 연결한다면 이런 정보를 매우 다양하게, 그것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처음에는 PC 등 진단 장비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전문가들만의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보급이 늘어나고 그 기술도 좋아지면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패드를 종전의 전문 스캐너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습니다. 이 역시 처음에는 전문가의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소프트웨어에 따라서는 일반 사용자들이 바라는 다양한 게이지를 저렴하고 편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경우도 생겼습니다. 그 결과물이 지금 살펴보는 Torque라는 물건입니다.

3. 무엇이 필요한가?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당장 들이는 돈은 0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도 과거에 들인 돈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며, 누군가에게 분양을 받았다고 해도 다시 무언가로 베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기에 완전한 공짜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스마트 게이지같은 무언가 폼이 나고 기능도 복잡한 물건을 구현하려면 완전히 비용 0\으로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요즘처럼 휴대전화 공기계가 남아도는(?) 시대라면 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는 있습니다.

스마트 게이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차(Car): 위 사진은 그냥 참고용입니다. 제가 2세대 전에 타고 다니던 똥개, 현재는 아버지께서 몰고 다니는 '농업용' 차량입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게 없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신호를 보내줄 소스가 없는데 나머지를 장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당연히 스마트 게이지를 마련할 사람은 자신이 소유하거나 적어도 별의 별 짓을 다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차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무 모델, 아무 연식이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OBD-II 규격의 커넥터를 가진 차량이어야 합니다. 구형의 OBD-I 규격이면 원하는 신호가 다 나오지 않으며 커넥터 규격도 엉망진창이기에 쓸래야 쓸 수 없습니다. 변환 케이블만 쓰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통신 규격 자체가 다른 만큼 OBD-I 규격 커넥터만 가진 차는 일단 꿈을 접어야 합니다.

문제는 자신의 차량에 도대체 어떤 규격의 커넥터가 들어갔는지 설명서를 뒤져봐도, 자동차 제조사 홈페이지를 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OBD 커넥터는 일반 운전자가 자가 정비나 유지 관리에 필요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OBD 커넥터에는 원래는 제대로 된 스캐너를 물리도록 되어 있는데, 이 스캐너를 물려 ECU 상태를 찍어봐야 할 정도면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정비소에 들어가시오'라는 안내를 합니다. 즉, 일반 운전자가 이 커넥터에 무언가를 물리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동차 설명서에도 커넥터 규격이나 위치에 대한 설명이 없고, 실제 정비 엔지니어가 참고하는 정비 지침서는 열어봐야 커넥터 위치가 나옵니다.

오히려 어떤 차량이 OBD-II 규격 커넥터를 갖고 있는지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OBD 커넥터를 다른 용도로 쓰는 선구자(?)인 스마트 에코 게이지라는 물건 덕분에 나름대로 적용 차량에 대한 설명은 잘 되어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당연히 이 커넥터가 있으며, 2000년대 초중반에 구매한 차량이라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OBD-II 커넥터는 보통 운전석 왼쪽 아래 또는 오른쪽 아래(웬만하면 왼쪽 아래입니다.)에 있습니다.


- OBD-II 블루투스 어댑터: 차가 보내주는 신호는 그대로는 컴퓨터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컴퓨터(스마트폰 포함)가 이해할 수 있도록 상호간의 신호 전달을 해주는 매개체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OBD-II 블루투스 어댑터입니다.

여기서는 블루투스 어댑터라고 하지만 사실 꼭 블루투스일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적인 작업을 처리하는 Torque라는 앱은 블루투스, Wi-Fi, 그리고 USB 방식의 연결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루투스 방식 이외에 Wi-Fi 방식이나 과거에 쓰던 커다란 USB 방식의 유선 어댑터를 써도 됩니다. 사실 반응 속도는 유선이 가장 빠르지만 이것은 사실상 무리입니다. 일단 안드로이드를 넣은 스마트폰에 USB 어댑터 드라이버를 따로 포함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문제를 능력자가 해결한다고 해도 스마트폰의 MicroUSB 커넥터에 OTG를 연결해버리면 스마트폰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깁니다. 결국 치렁치렁한 USB 허브까지 달아야 하니 못할 짓입니다.

Wi-Fi 방식도 있지만 이것도 보통은 논외 사항입니다. Wi-Fi 규격 어댑터도 어렵지 않게 살 수는 있지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 10만원을 가볍게 넘습니다. 사실 Wi-Fi 규격 어댑터는 보통은 쓸 필요가 없는데, 이건 블루투스 규격을 제멋대로 개조하여 시판용 블루투스 OBD 어댑터를 쓸 수 없는 애플 iOS 기기용으로 타깃을 잡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쓸 수는 있지만 몇 배의 돈을 주고 Wi-Fi 어댑터를 굳이 살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 어댑터는 오픈마켓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데, OBD2 등 다른 키워드도 있지만, 'ELM327'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ELM327이라는 것은 이 어댑터의 핵심인 캐나다 Elm Electronics의 OBD to RS232 인터프리터 칩을 말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어댑터입니다. 이 칩은 가장 다양한 OBD-II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데, OBD-II라는 것이 써놓으면 하나의 국제 규격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커넥터 규격과 가장 최초의 신호 규격만 맞춰 놓은 것에 불과할 뿐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것을 자기 마음대로 마개조(?)를 해놓은 관계로 실제 신호 규격은 꽤 다양합니다. 그래서 차마다 나오는 신호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신호가 있는데, ELM327은 그러한 복잡한 규격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어 승용차부터 버스까지 국내에 굴러다니는 많은 차량에 뛰어난 호환성을 보여줍니다. 가격은 싼 것은 1만원대 후반, 비싸면 10만원도 넘는데, 블루투스 방식에서 5만원을 넘는 것은 PC용 스캐닝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주거나 아니면 등쳐먹기(?)급 가격이 많은 만큼 1~2만원대의 물건을 고르면 됩니다. 물론 이런 저가형 제품은 약간의 문제(?)는 있지만, 그 문제라는 것이 극히 드문 몇몇 차량에서만 나타나는 것이기에 그런 예외 of 예외를 빼면 저가형이라고 못 쓸 물건은 아닙니다.

아래 링크는 그냥 선택이 쉬우라고 걸어놓은 것에 불과하며, 자주 이용하는 오픈마켓이 있다면 거기에서 검색을 해보셔도 됩니다.

http://search.auction.co.kr/search/search.aspx?keyword=ELM327&itemno=&nickname=&arraycategory=&frm=&dom=auction&isSuggestion=No&retry=&Fwk=ELM327&acode=SRP_SU_0100&encKeyword=ELM327


- 스마트폰/스마트패드:
Torque라는 앱은 안드로이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물건입니다. 그러니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가 단말기로서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Torque는 운영체제를 그리 가리지 않는 물건이라서 기계가 안드로이드 2.1(Eclair)같은 낡은 버전을 갖고 있더라도 잘 작동합니다. 안드로이드 1.6(Doughnut)같은 것도 쓸 수는 있겠지만, 이 정도의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물건은 이미 CPU나 화면 크기가 문제가 되어 스마트 게이지로 쓰기에는 적절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듀얼코어 1GHz 이상의 CPU를 갖고 있으며 1GB 정도의 메모리 및 4인치 이상의 화면 크기, 해상도는 적어도 480 * 800 픽셀 이상인 단말기를 권장하며, 보통 3~4년 된 주력 스마트폰들이 이 정도 제원입니다. 보통 이 정도는 공기계로 집에 갖고 있거나 중고로 사더라도 4~5만원 이내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보다 CPU 제원이 낮을 경우 게이지를 많이 띄우면 확실히 느려지며 그렇지 않아도 반응이 조금 느린 블루투스의 신호 처리가 더 늦어져 반응이 불편할 정도로 느려지게 됩니다. 화면이 4인치보다 작은 경우 글자로 된 내용은 잘 보이지 않아 정보의 가독성이 떨어지며, 특히 3인치 초반까지 떨어지면 눈의 피로까지 심해집니다. 적어도 4인치는 되어야 눈의 피로도 적고 정보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패널은 딱히 제한은 없지만 AMOLED보다는 LCD가 좋습니다. AMOLED도 화면 표시는 문제가 없지만, 게이지는 바늘이나 숫자만 빼면 계속 똑같은 화면을 보여주기에 AMOLED는 번인 현상이 LCD보다 훨씬 심각하게 나타납니다. 어차피 폐급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재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이건 상대적으로 덜 신경쓸 부분이지만, 그래도 오래 쓰고자 하는 분이라면 조금은 참고할 부분은 될 것입니다.

화면 해상도가 낮은 경우 한 화면에 둘 수 있는 게이지의 숫자가 줄어드는데, 게이지는 여러 페이지에 둘 수 있지만 운전하면서 화면을 스크롤해가며 보는 것은 위험한 일인 만큼 추천하지 않습니다. Torque는 화면 해상도와 둘 수 있는 게이지의 공간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아 고해상도라고 몇 배의 게이지를 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작은 게이지라면 3~4개는 더 배치할 수 있는 차이는 나오는 만큼 고해상도가 조금은 유리합니다. 개인적으로 800 * 480 픽셀 휴대전화인 경우 중간 사이즈(중간 사이즈라고 말하지만 화면 가로 길이의 40%는 잡아 먹는 게이지입니다.)의 게이지 두 개, 작은 사이즈(여기까지가 원형 아날로그 게이지의 인식 한계입니다.)의 게이지 한두개, 그리고 최소 사이즈(디지털 게이지가 아니면 인식이 힘든 수준)의 게이지 5~6개 정도를 넣을 수 있다고 보며, 1,920 * 1,080 픽셀이면 여기에 최소 사이즈 디지털 게이지 2~4개를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이기만 하면 무엇이든 쓸 수 있지만, 7인치나 10인치같은 스마트 패드류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이것을 운전석 왼쪽에 둘 경우 왼쪽 시야를 꽤 가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안전운전에 지장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라면 게이지 하나의 크기가 커지는 이러한 스마트 패드를 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웬만하면 이러한 스마트 패드는 가급적 네비게이션과 겸용으로 중간 부분에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물론 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 Torque Pro 앱: 위의 세 가지가 물리적인 부분이라면 Torque Pro는 실제로 OBD의 신호를 해석하고 게이지의 모양을 그려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앱이 있기에 폐급 스마트폰을 재활용하여 스마트 게이지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Torque는 안드로이드용 OBD-II 스캐너 앱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기능도 가장 많은, 베스트셀러 앱입니다. 여기서는 자동차의 정보를 수신하여 게이지 대용으로 쓸 목적으로 활용하지만, 원래의 기능은 그 이상으로 많습니다. 스캐너의 본래의 목적인 엔진 결함 내역을 분석하여 펄티 코드를 보여주는 역할은 기본이며 심지어 다이나모 그래프도 뽑을 수 있는, 극히 몇 가지 기능을 빼면 전문적인 PC용 스캐너 뺨칠 정도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워낙 기능이 막강한 앱이다보니 해외에서도 이 물건을 뛰어 넘는 것은 그리 쉽게 찾을 수 없고, 게이지의 모양을 바꿔주는 테마나 추가 기능 플러그인을 유료 또는 무료로 파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본 게이지의 모양은 흉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쁘거나 차의 디자인과 딱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차량의 콘솔과 디자인이 유사한 여러 테마를 적용하면 게이지가 그나마 볼만해집니다. 또한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한글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 한글이라는게 기계 번역과 사람이 하는 번역의 중간 상태에 번역도 안된 것도 꽤 많은 되다 만 물건이지만, 그래도 웬만한건 어색한 한글이라도 나오긴 합니다.

Torque는 공짜로 쓸 수 있는 Lite와 상용인 Pro로 나뉩니다. 사실 Lite라고 해도 못쓸 물건은 아닌데, 일부 게이지 기능이나 그래프 관련 기능(다이나모 등)만 못쓰는 것이지 OBD-II 단자에 무언가를 연결했을 때 기대하는 펄티코드 조회나 속도, 회전수, 전압 정도의 기본적인 게이지 기능은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양 꾸미기나 게이지 기능에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웬만하면 Pro를 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Pro라고 하지만 실제 가격은 50센트 정도에 불과하여 우리나라 돈으로 해도 5천원을 조금 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고작 5천원이 아까워 필요한 기능도 안쓰느니 그냥 자장면 한 그릇 안 먹고 만다고 생각하고 확 지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Torque는 아래 링크에서 구매/다운로드를 할 수 있습니다.

Pro: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org.prowl.torque
Lite: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org.prowl.torquefree

- 그밖의 물건들: 차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걸어 놓을 거치대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이것은 차 상태와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고르면 되는 것이며, 가급적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일시적으로 달아 놓을 것이 아닌 계속 고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Torque를 계속 켜놓으면 배터리가 광탈을 하는 만큼 충전을 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합니다. 차에 충전용 USB가 있다면 MicroUSB같은 케이블을 스마트폰이나 패드와 연결할 수 있을 정도의 길이로 마련하면 되며, 충전기가 없다면 시거잭에 꽂는 2A급의 충전기를 권장합니다. 가급적 포트 하나에 1A가 아닌 2A가 나오는 것을 권장하는데, 스마트패드라면 필수 조건이며, 스마트폰이라도 사용중인 장치의 전원 공급 빛 충전(정확히는 대기 중 전원 손실분의 충전)을 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을 고를 때는 최대한 굵고 아름다운 것을 권장합니다. 일부 저가형 케이블은 2A를 걸어도 실제로 가는 전류가 적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쓰는 것보다 충전하는 전기가 더 적은 사태가 벌어집니다. LG폰처럼 전류량이 적으면 '전류량 적어, 배째!!'를 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하드웨어 설치

사실 이 부분은 저도 적으면서 '꼭 필요한가?'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이 글이 속된 말로 '김여사'라고 불리는, 차량에 대한 유지보수에 대한 관심도, 지식을 배울 의사도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적어도 스마트폰이나 패드에 대해 최소한 초보자보다는 많이 알고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기본적인 부분만 설명해도 사용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가진 분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스마트폰을 그런대로 다루고 차량 소유와 관리를 직접 하는 레벨의 사람들에게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방법까지 굳이 적어야 하는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매우 불친절하게, 대충만 설명하고자 합니다.


- 스마트폰 달기: 거치대를 구매한 뒤 원하는 위치(스마트폰인 경우 개인적으로 대시보드 왼쪽 부분을 추천합니다.)에 거치대를 고정합니다. 유리에 달 때는 흡착기를 이용하면 되고, 대시보드에 붙여버릴 때는 자동차용 강력 양면 접착 테이프를 쓰면 됩니다. 양면 테이프를 쓸 때는 하루는 지나야 원래의 강도가 나오는 만큼 거치대를 붙인 뒤 하루 이틀은 스마트폰을 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방법을 설명하기에는 시간은 부족하고 서버의 공간도 부족하여 적지 않습니다.


- 전원 연결하기: 차에 USB 충전 단자가 있다면 적당한 길이(1.2~1.5m) 정도의 Micro USB 5핀 케이블을 연결한 뒤 적당히 선 정리를 합니다. 더 깔끔하게 하겠다고 대시보드 안쪽으로 돌리거나 아예 페달 아래로 돌리는 것은 자유이며, 그 부분까지 고려하여 선 길이를 잡으면 됩니다. 하지만 웬만하면 연장 케이블을 쓸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이유는 이전에 적은 전력 공급량 부족 위험을 막기 위함입니다. 충전 단자가 없는 차량은 시거잭에 단일 2A, 2포트 모델인 경우 합계 3A짜리 어댑터를 구매하여 꽂으면 됩니다. 하지만 이건 웬만하면 다들 가지고 계실테니 어떤 모델을 추천하는지, 그리고 배선을 어떻게 깔끔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면 관계상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합니다.


- OBD-II 어댑터 꽂기: 그냥 OBD-II 단자에 구매한 블루투스 어댑터를 꽂아주면 끝납니다. 사실 더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설명하는 것을 그만두면 문제가 생깁니다. OBD-II 단자가 어디 있는지는 자동차 설명서에도, 홈페이지에도 안내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과거의 OBD-I 또는 그 이전 시대에는 OBD 커넥터 위치는 제멋대로였습니다. 하지만 OBD-II 시절에는 비록 신호 규격은 기본에서 제멋대로 확장한 난장판 시대이기는 하나(이것도 최대한 합치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자동차 제조사마다, 그리고 국가마다 이해관계가 전혀 달라 잘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직접 솔선수범하여 ISO 15765라는 규격으로 신호 규격을 통일하려고 하지만 잘 되고 있는 일은 아닙니다.) 커넥터 규격은 SAE J1962라는 표준으로 통일이 되어 있어 차는 달라도 호환성에 심각한 문제는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커넥터 위치조차 어느 정도 규정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조수석 발밑에 있고 보닛에 있는 등 제멋대로였지만 일단 OBD-II 커넥터는 운전석에 있습니다. 그게 핸들을 기준으로 왼쪽 아래인지 오른쪽 아래인지는 다르지만 보통 왼쪽 핸들 차량은 왼쪽 아래를 보면 단자가 있습니다. 보통 눈에 띄는 부분 아래쪽에 단자가 숨어 있으며, 노출된 경우도 있는 반면 커버를 씌운 경우도 있기에 조금 잘 찾아보셔야 합니다. 하여간 위의 사진처럼 생긴 단자를 찾으면 됩니다.

시동이 꺼진 상태로(아니어도 사실 상관은 없지만 안전을 위해) OBD 어댑터를 꽂아주면 할 일은 끝납니다. 어댑터에 따라서는 On/Off 스위치가 달린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On 버튼을 Acc 상태에서 눌러줘야 합니다.


- 블루투스 페어링: 이 부분은 더 설명할 것이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웬만한 분들이면 스마트 워치건 블루투스 이어셋이건 블루투스 마우스건 무언가를 안드로이드 기기와 페어링을 해본 경험은 다들 있기 때문입니다. OBD-II 블루투스 어댑터는 전원이 들어가는 시점(꽂은 뒤 자동차의 키를 Acc 위치로 두거나 그 위치에 두고 어댑터의 전원 버튼을 누른 경우)부터 페어링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블루투스 검색을 한 번 한 뒤 페어링을 시도하면 됩니다. 암호는 보통 어댑터를 살 때 알려주지만, 알려주지 않으면 0000 아니면 1234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렇게 페어링을 한 번 해두고 블루투스를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켜둔 상태로 두면 그 이후에는 복잡한 절차 없이 Torque를 실행하면 알아서 페어링을 하게 됩니다.

- Torque의 기본 메뉴와 프로파일 구성, 환경 설정에 대한 것은 2부에 '먼 훗날 언젠가' 설명합니다.^^ -
- by Adolf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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