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랜선을 저가형으로 샀더니 속심이 CCA(구리 도금 알루미늄)이었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눈가리고 아웅인가 싶었는데, 언듯 갑자기 이유가 생각나네요. 대부분 변조 방식들이 고주파 교류 성분이 많은데, 그래서 교류의 표피효과를 이용하는 것이군요.
표피효과는 교류의 주파수가 올라가면 도선의 표면으로 전류가 흐르고 중심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현상인데, 60Hz의 전력 전송용 교류에서도 이 효과가 꽤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그래서 송전탑에 걸려있는 전선이나 전봇대에 걸려 있는 전선들이 다 이런 표피효과를 고려해서 설계되어 있구요.
통신 쪽으로 보자면 이더넷의 작동 속도가 1000 BASE-T 기준으로 62.5MHz 이니 전원용 교류에 비하면 엄청난 고주파 입니다. 거의 완전히 도선의 표면으로만 전류가 집중되어서 흐르겠네요. 그래서 랜선 속심까지 베어 코퍼가 아닌 구리 도금 알루미늄을 썼던 것이군요. 직접 전류가 흐르는 도선의 표면 저항만 작게 만들면 도선 전체를 전부 다 구리로 만드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논리가 숨어 있었군요.
그런데 전자기학 이론과는 별개로 CCA는 내구성이 좀 약한 듯 싶더라구요. 단선 베어 코퍼를 쓰는 랜선들은 속심 피폭에 약간 상처가 나도 별 문제가 없는데, CCA는 속심에 상처가 나면 그대로 똑 부러져 버려서 탈피기 돌려서 피폭 벗길 때 조심해야 했습니다. 또 일단 두 금속이 도금의 형태로 접촉한 상태이니 갈비닉 부식도 염두해 두어야 겠군요.
랜선이 이더넷 외에도 꽤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데, 직류 성분이 있는 변조 방식을 쓰는 분야면 이런 갈비닉 부식에 취약해질 수 있지요. 글 쓰다 보니 생각났는데, 예전에 통신을 위한 변조 기법에 대해 알아보다가 직류 성분이 있으면 안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아마도 이 갈비닉 부식 때문에 그런가봐요.
여담으로 TV 안테나 연결이나 HFC 망에서 쓰이는 동축케이블은 CCA도 아닌 CCS(구리 도금 철)까지 있는 듯 했습니다. 단가가 미터당 200~300원 정도 하는 저가 케이블들이 대부분 그렇더군요. 동축케이블이면 구리 들어서 무조건 노다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저가형 케이블이 많아졌나봐요. 랜선도 내구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꼭 베어 코퍼인지 확인하고 사야겠습니다. CCA는 베어 코퍼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지는지 구부림에 대한 저항이 좀 약한 듯 했습니다. 확실히 잘 부러집니다.
또 한가지는 랜선 중에서 간혹 베어 코퍼도 아니고 CCA도 아니고 BRONZE(청동)를 쓰는 이상한 물건도 있더라구요.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데, 이건 애초에 저항값이 엄청 클 텐데 이런 걸 왜 통신선에 넣는지 좀 이해가 안 되네요. 해외 포럼 보다 보니 랜선을 이 청동 재질인 걸로 잘못 사면 20m도 제대로 못 간다고 말들이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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