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cpu와 메인보드 조합에 115x 쿨러와 ddr3 메모리를 구해서 일단 조립해봤습니다.

당연히 부팅이 안되네요. POST 화면이 안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cpu 쿨러가 돌다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일단, 보드 상에 육안으로 식별되는 이상 증상이 없나 하나씩 살펴보니, 살짝 탄 자국같은게 보이는데, 녹슨 것 같기도 하고 크게 이상은 없더군요.

그런데, 혹시나 해서 보드 뒷면을 살펴보니 ...... 

일단, 당황스럽습니다.

표면을 보호하는 두꺼운 수지(?)같은 절연체가 칼로 도려낸 듯이 벗겨져 있는 상태이고, 그 아래 있던 회로가 들고 일어나서 패턴이 끊어져 있네요.

케이스나 어딘가 날카로운 부분에 밀려 벗겨진 것 같은 모습입니다.

금속 패턴의 폭을 보니 전원선으로 보이고, 좌절하기 시작합니다. ㅜㅜ

일단, 중요하지 않은 핀이기를 기대하면서 ATX 24핀 배치도를 보니 '10번핀 (+12V1)'에 해당되는군요. 

여기서 확실히 좌절 ......  +12V면 메인보드 곳곳에서 사용되는 것일텐데~

쉬울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제 능력을 벗어난 상황이네요. 일단, 포기하니 냉정해집니다. ^^ 

패턴 일어난 부분때문에 쇼트가 생길 것을 염려해서 아예 끊어버리고, Beep 스피커를 장착해서 보드 상태를 보기로 합니다.

CPU 쿨러가 돌면서 비프음이 길게 삐이~ 삐이~ 삐이 ~ 세 번을 반복합니다.

검색해보니 메모리 문제일 경우라고 하네요. 기본적으로 동작은 되고 크게 데미지는 입지 않았다는 느낌 아닌 느낌입니다.

그리고, 처음 받아서 켰을 때 패턴 끊어진 것 때문에 쇼트가 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다행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해봅니다.

이 보드는 ROM이 소켓 타입으로 되어 있어서 살살 분해했습니다. 8pin DIP 타입이네요. P2.10으로 적혀있는데, 아마도 BIOS version이겠죠?

애즈락 홈페이지에서 최신 버전인 2.50 버전을 다운로드합니다.

https://www.asrock.com/mb/Intel/B85M%20Pro4/#BIOS 

그리고, ROM writer로 가볍게 Flashing ... 그리고 Verify까지 완료 !!! 

BIOS ROM에는 데이지가 없었나 봅니다. 문제없이 깔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잘 장착해서 부팅해봤는데, 여전히 3회의 긴 비프음 소리가 나네요.

PCB 패턴이 끊어졌는데, BIOS 복구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도둑놈 심보겠죠. ㅜㅜ

인두기와 납을 사야할까 고민하면서 옥션 검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문득 예전에 PCB 납땜하다가 엉망으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Pin hole외에는 납도 잘 묻지 않아서 고생만 했었던 ......

결국, 과감히 지인 찬스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음씨 좋은 지인 분께서 흔쾌히 수리해주시기로 하고, 가벼운 손놀림으로 패턴을 이어주셨습니다. 와~ 깔끔하네요. ^^

패턴은 연결했지만, 보드에 어떤 데이지가 있을 지 몰라서 두근두근하면서 부팅 화면이 올라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BIOS 화면을 봤을 때의 감동이란 ...... !!!

잘 인식되고, BIOS도 업데이트한 P2.50 버전으로 잘 올라가 있네요.

HW 문제를 SW적으로 해결하려고 덤벼들었던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이상 고장난 메인보드 수리기라기 ...... 보다는 지인찬스 사용기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