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9DRL-7F 메인보드가 있습니다. 

이 메인보드가 고장이 났습니다. 

이걸 살려보고 싶어서 이런 저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터진 칩들이 있는지 살펴보다가 두 개 정도 발견했습니다. 

이 칩이 터진 것 같아서 여기 질문을 올렸더니 터진 것으로 판정을 해주시더군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칩은 QPI 칩이라고 하는군요.

찾아보니 8000원 정도 합니다. 비싸네요... ㅜㅜ

어쨌든 이 칩을 떼어야 갈아줄 수 있을테니 떼어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부품들이 열에 다치지 않도록 테이프로 잘 발라주고 플럭스를 더해서 히터로 막 지져줍니다. 

안 떨어집니다!!!!!

납이 안 녹습니다. 

솔더페이스트가 오래되면 잘 안 녹긴 합니다만, 이건 정말 안 녹습니다. 

아마 칩과 메인보드 사이에 방열패드 부분이 있어서 그럴 것 같습니다. 

메인보드가 열을 쪽쪽 빨아가니 이게 잘 안 녹네요.

고생고생 해서 이걸 결국 떼어냈습니다. 

보드가 약간... 그을렸네요. 아주 아주 힘듭니다. 

그리고 이 칩을 살짝 주문해봤습니다. 

언젠간 제 손에 들어오겠지요. 비싼 칩을 샀는데 잘 동작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거 여기 붙일 때도 쉽지 않겠군요. 밑바닥도 뜨겁게 해 주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뭔가 더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았습니다. 

이런 게 보이는군요.

CPU VRM 회로 안에 있는 탄탈 캐패시터입니다. 

이렇게 찾아보겠다고 알리에서 현미경 같은 USB 카메라도 샀어요.

터진 부분이 보입니다. 

470uF 탄탈 캐패시터인데, 이걸 또 주문하고 기다리자니 또 시간만 흘러갈 것 같고, 집에 있는 여러 쓰레기에서 찾아봅니다. 

고장난 Thinkpad T40 메인보드에 같은 용량의 부품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걸 떼어냈습니다. 

너무 쉽게 잘 떨어지네요.

슈마보드의 터진 캐패시터를 떼어봅니다. 

아... 역시 잘 안 떨어집니다. 

분명 터미널의 납은 녹았는데 안 떨어집니다. 

칩 본드로 붙인 건가 싶었는데 떼어보니 이 칩의 바닥도 역시 방열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느긋하게 계속 인두로 떼어내고 솔더윅으로 남은 납들을 빨이들이고 IPA로 플럭스를 닦아냈더니 깨끗하네요.

여기에 아까 T40에서 떼어낸 캐패시터를 땜질해줬습니다. 

잘 붙은건지 모르겠습니다. 

방열패드가 없는 캐패시터니까 좀 걱정이 됩니다. 

열에 의해 특성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가 관건이 되겠네요.

메인보드 살려보겠다고 지금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걸 살리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이렇게 하면서 공부해 나가는 것도 있고, 손재주도 키우면서 치매도 좀 예방해 가고.

이 놈이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살아나면 부활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