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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월과 4월이 되면 다시 겨울 캠핑에서 봄 캠핑으로 바뀔 준비가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한겨울 캠핑을 하지 않는다는 주의에 동계 캠핑을 위한 최적의 장비를 소유하지 않은(부피 및 이동 수단 문제로) 저는 이제 3월경에 올해 캠핑 재개를 시작할 밑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두서 없이 쓰고 있는 이 시리즈도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할텐데, 마지막 챕터로 앞으로 두 번에 걸쳐 캠핑을 처음 입문하려는 분을 위한 참고 사항과 반드시 갖춰야만 하는 장비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를 할 예정입니다.

아웃도어가 유행이라니 캠핑이라는걸 좀 해볼까 마음이 혹하는 분들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캠핑이라는 취미는 이전에도 적은 바 있듯이 돈도 들고 시간도 꽤 잡아 먹는 취미라 장벽이 낮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연 내가 캠핑이라는 취미를 시작해도 될지 긴가민가한 분들을 위해 참고할만한 몇 가지 사항을 적어봅니다. 이미 과거에 적었던 내용과 일부는 겹쳐지는 부분입니다.

■ 캠핑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라

실제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영화나 만화 등을 보면 캠핑을 하면 모닥불에 둘러 앉아 보통은 해먹지 않는 폼 나는 요리를 해먹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며 별 가득한 하늘에서 애정을 키우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현실은 늘 이런 작품의 한참 마이너 다운판이죠. 보통은 이렇게까지는 다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돈도 들고 귀찮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캠핑용 취사 도구로 화력이 필요한 요리를 하려면 매우 귀찮아지며 퀄리티도 떨어집니다. 물론 장비를 갖추면 못 할 바는 아닌데 그러면 돈도 들고 부피도 커져 차도 커져야 하죠. 정말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쉽게 도전하기는 어렵답니다. 그리고 해가 있을 때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지 해가 지면 주변 캠퍼를 방해하면 안 되니 소리도 크게 내기 어려워 활동 폭도 줄어듭니다. 캠핑하며 먹는 밥은 나름 더 맛있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평소 안 먹던 것을 먹을 목적으로 캠핑을 선택하면 모두 부담스러워집니다. 그리고 활동 범위가 제한되니 은근히 할 일이 없기도 하구요. 애들을 데리고 가면 애들 제어하느라 그냥 하루가 다 갑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가족 서비스 이외의 차원, 즉 자신이 즐기기 위한 캠핑을 가고자 한다면 캠핑 자체에 너무 많은걸 바라기보다는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쉬다 온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합니다. 식사 역시 보통 먹을 일이 없던 특이한 것은 요리하기도 복잡하고 제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기에 한정된 조리 도구와 자신의 요리 실력으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정 안 되면 주식은 그냥 외부 조달을 하는 방법도 있죠. 

■ 일단 차는 있고 봐야 한다

이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도시 내부에 있는 캠핑장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캠핑장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열악합니다. 많은 경우는 버스로는 아예 답도 없거나 갈 수 있어도 가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최소한으로 가지고 가야 할 장비의 부피와 무게를 생각하면 대중교통 이동이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도심 캠핑장을 제외한 곳을 가보려면 자동차는 거의 필수 요소가 됩니다.

차는 크면 클수록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사람도 늘고 가지고 갈 수 있는 장비의 종류와 크기도 여유가 생깁니다. 물론 경차로도 가능은 하죠. 하지만 두 명만 타도 뒷자리와 트렁크까지 다 활용한다 해도 가지고 갈 수 있는 장비의 폭이 좀 제한을 받습니다. 이불 보따리를 짊어지고 가려면 좀 불편해집니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백배 낫습니다. 차를 본인이 소유하건 빌리건 관계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차 없이는 캠핑을 갈 곳이 극~~~~히 제한을 받는다는 그 사실만 이해하면 되는 것입니다.

■ 장비 욕심은 갖지 말라

분명히 캠핑은 돈이 드는 취미입니다. 그 이동 수단인 차를 굴리는 것도 돈이여 먹는걸 사는 것도 돈이죠. 하지만 초반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돈은 장비를 사는 돈입니다. 캠핑용 장비는 욕심을 가지면 정말 답이 없을 정도로 돈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갖추는 것도 그렇지만 브랜드 욕심을 가지면 정말 돈 나가는게 무서워집니다. 특히 동호회들이 이러한 뽐뿌를 제대로 가합니다. 2CPU에서 서버나 웍스 뽐뿌를 가하는 것 처럼요.(물론 중고 뽐뿌는 와도 새 시스템 뽐뿌는 잘 안 하긴 합니다만.)

제대로 캠핑이란게 뭔지 즐기지도 못했는데 장비부터 일류로 풀세트를 맞춘다구요? 어느 세월에 캠핑을 즐길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만약 캠핑이 자신과 맞지 않는 취미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의 손실은 어떻구요? 그래서 제대로 캠핑의 맛을 보기 전에는 너무 장비 욕심을 갖지 않는 것이 입문의 장벽을 낮출 수 있고 나중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손해가 적습니다. 진짜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냥 집에서 쓰던 비슷한걸 가져와도 되고 빌려도 되고 없어도 살만한게 많답니다. 

■ 초기에는 빌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빌려라

의외로 이 '빌릴 수' 있는 것에는 텐트도 포함됩니다. 렌탈 업체에서 빌리는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전에 올린 글 가운데 서울형 캠핑장이라는 것을 적은 바 있는데, 여기서는 텐트 본체, 화로대, 의자는 아예 기본 대여 물품에 포함됩니다. 자재만 있다면 매트까지도 빌려줍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직접 사야 할 것이 얼마나 될까요? 침구나 멀티탭은 그냥 집에서 쓰던 것을 들고 가면 되고, 집에 다들 소형 가스레인지(부루스타) 정도는 하나 있죠. 식기 역시 그냥 집에서 쓰던거 들고 오면 되고 몇 가지는 그냥 싼 일회용품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그 이외에는 숯이나 먹을 것 정도겠군요. 소모품을 빼면 살게 거의 없어지지 않는지요? 아, 자동차 정도는 필요하겠군요.

물론 더 다양하게, 편하게 즐기려면 그 이상의 장비, 대여해주는 것보다 좋은 장비가 필요하겠지만 캠핑이란게 뭔지, 캠핑이 내게 맞을만한 취미인지 맛을 볼 정도로는 충분합니다. 처음 두세번 정도는 이렇게 가보고 그 다음 본격적으로 캠핑을 취미로 삼고자 한다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장비 구매에 들어가도 늦지는 않습니다. 다른 캠핑을 취미로 하는 분에게 끼어 가는 방법도 있겠구요.

- by Adolf Kim -
orca 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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