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10000원에 HIS RX560인가를 사 왔습니다. 

화면이 안 나오거나 나와도 금방 죽길래 먼저 바이오스를 업데이트 해 봤습니다. 

그래도 역시 같길래, 전원부를 오실로스코프로 찍어봤더니 파형이 나오다가 죽어버리는군요.

이건 원인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일단 예비로 PWM 컨트롤러와 MosFET을 주문했습니다. 

아... 정말 안 오다가 그동안 주문했던 것들이 하나로 뭉쳐서 오네요.

뭐.. 저는 그 사이에 한 번 히트건으로 지져줬습니다. 

그랬더니 증상에 차도가 있네요! 냉납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냉납 증상도 여러가지네요. GPU 입력 전원까지 차단하다니 말이지요.

어쨌든 가장 의심이 되는 원인은 냉납입니다. 냉... 그렇습니다. 

히트건으로 마구 지져보다 보면 주변 소자들이 상처받아서 돌아서거나 칩 자체가 열폭할 수 있기 때문에

히트건으로 더 지지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PCB 자체가 방열판 역할을 하니 히트건으로 칩을 지진다 한들 위만 뜨겁고 아래 납볼은 PCB가 계속 식혀주니 더 문제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뭔가 아래를 뜨끈하게 지져줄 것이 없을까 하다 보니 알리에서 히터를 파는군요. 가격이... 좀 쎄요.

5만원 가량? 너무 느리게 올 것 같은데다가 그거 5만원 주기도 아깝고, 하여간 대체품을 찾다가 

가정용 전기렌지를 샀습니다. 그냥 열판이 있는, 온도조절이 되는 넘입니다. 2만3찬원.

아래서는 열판으로 지져주고 위에서는 히트건으로 열풍을 주면 납볼이 잘 녹을 것이겠죠.

몇 개 실험했더니 아주 잘 녹아주는군요. (고장난 램 모듈로 했습니다)

이제, 그래픽카드를 뜨거운 무대에 올려봅니다. 

플럭스를 살짝 둘러주고 무대 온도를 약 300도 까지 올립니다. 

열판에 바로 접촉하지 않게 1Cm 정도 PCB 스페이서로 띄워서 합니다. 

기판 온도가 슬슬 올라가서 약 230도 정도 되었을 때 히트건으로 바람을 불어줍니다. 

핀셋으로 메모리를 톡 건드렸더니

힘조절 실패로 메모리칩이 튕겨나갔습니다. 씁......아....

이대로 망하는 것인가?

나머지 램칩과 GPU 칩에 열풍을 주고 정말 조심히 힘조절을 하면서 톡톡 건드려보니, 슬쩍 움직입니다. 

이대로 굳어지면 일단 납볼들은 제대로 연결되겠지요.

문제는 힘조절 실패로 튕겨져나간 DDR5 메모리칩입니다. 

이럴 때를 생각해서 리볼링을 위한 납볼과 스텐실을 사두었습니다. (아. 이 미래에 대한 대비란..)

리볼링을 결정하고 메모리칩, 기판에 남은 납을 솔더윅으로 싸악 닦고, 플럭스를 IPA로 닦았습니다 접접은 잘 살아있네요.

칩에 플럭스를 얇게 살짝 발라줍니다. 그리고 스텐실을 잘 맞춰줍니다. 

납볼 넣는 작업이 아주 힘듭니다. 

납볼도 많고 뭐 잘 하면 막 주루룩 쏟으면서 스텐실 안에 볼이 쏙쏙 들어가는 그런 걸 해 보고 싶었지만, 저는 납볼 조차도 아끼는 사람이라서... 핀셋으로 하나씩.

다 넣고, 열판 위에서 납볼을 녹입니다. 잘 안 녹길래 살짝 히트건을 썼더니!!!!

플럭스가 갑자기 끓으면서 스텐실이 구멍 안의 납볼을 퉤퉤 뱉어냅니다. 아오...

다시 꼼꼼히 집어넣고 다시 가열. 납볼이 메모리 칩에 잘 붙었습니다. 

이제 기판에 플럭스를 살짝 발라주고, 그 위에 납볼이 잘 붙은 칩을 올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스테이크를 굽습니다. 

BGA 솔더링도 재미난 게 이게 납이 녹기 시작하면 딱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겁니다. 아... 이거 재미납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구워진 그래픽카드 스테이크를 레스팅 합니다. 속속들이 잘 익길 바래야죠.

쿨러를 조립하고 메인보드에 넣었습니다. 

10초 동안 아무런 소리가 안 납니다. 불안해집니다. 음... 전원을 끕니다. 

어딘가 뜨거운 곳이 있나 만져봅니다만, 그런 곳은 없습니다. 

갑자기 생각 난 것이 "이거 서버 보드지? 게다가 인텔?" 기다려 보자.. 

한 20초 기다리니 삐비빅! 뺍뻬뺘배배 이러면서 화면이 딱 들어옵니다!

기존 설치된 OS들을 망치기 싫어서(드라이버 꼬이잖아요) USB로 zorin linux로 부팅합니다. 

화면도 잘 나오고, amdgpu 드라이버도 로딩됩니다. 

Unigene의 Valley 벤치마크를 돌립니다. 잘 돕니다. 

radeontop을 설치하고 상태를 봤습니다. 잘 동작합니다. 

10000원을 주고 사온 것인데, 성능은 그냥 그래도 쓸 만 한 녀석입니다. 

오래 버텨주겠지요? 아닐까? 뭐 또 그러면 다시 눈알이 터지도록 납볼 작업을 해봐야죠.

이걸 고치기 위해 들여온 재료와 기구들이 약... 10만원 어치 될 것 같습니다. 

이 뽕을 뽑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것을 고쳐야 합니다. 

어제는 15.6인치 FHD 패널 백라이트 안 들어오는 것을 고쳤습니다. 

AD보드에 연결해보니 잘 나옵니다. 으흠~~~ 재미납니다. 

이제 Asus P8C WS 보드를 살려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사우스브리지 칩이 쇼트난 것 같습니다. 

알리에서 보니 약 2만원 조금 넘네요. 이걸 사서 해 보면... 재미와 보람만 남고 돈은 사라지겠네요.

하필 구하기도 어려운 c216이라서 말이지요.